수처작주 입처개인1 [어원에세이] Protagonist / Ownership : 隨處作主 立處皆眞 저는 종교가 없습니다. 다만, 종교로서가 아니라 일종의 철학으로 불교가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지요. 얼핏 보면 모든 일에 욕심이 없고,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식의 불교의 인생을 대하는 자세가 무한 경쟁 시대인 요즘에 맞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 무관심해 보이는 담백함 속에는 세상의 움직임에 구애받지 않고, 스스로에게 침잠하여 진실됨을 추구하는 조용한 열정이 담겨 있다고 생각되거든요. 불가의 말 중에 "수처작주 입처개진( 隨處作主 立處皆眞)"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중국 당나라 시대의 임제 선사가 하신 말씀인 이 법어는, 머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지금 서 있는 곳이 곧 진리의 자리라는 뜻으로, 어떤 상황과 어떤 변화 속에서도 중심을 잡고, 자신의 인생의 주인 됨을 지.. 2024. 10.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