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름다운 날에 뒤뚱거리는 아가를 업은 다섯 명의 형제자매가 강아지까지 데리고 길을 나섭니다. 동네 공원으로 피크닉을 가는 걸까요? 아니에요. 그들은 곰을 잡으러 나선 것입니다. 그냥 곰도 아니고, 아주 큰 곰을 말입니다. 전혀 두렵지 않다고 호언장담을 하지요.
We're going on a bear hunt. 우리는 곰사냥을 가요.
We're going to catch a big one. 아주 큰 놈을 잡을 거예요.
What a beautiful day! 얼마나 아름다운 날인가요!
We're not scared. 우리는 두렵지 않아요.
하지만, 그들의 앞길에는 많은 장애물들이 기다립니다. 길고 물결치는 풀(long wavy grass), 깊고 추운 강물(a deel cold river), 끈적이고 질퍽한 진흙(thick oozy mud), 크고 어두운 숲(a big dark forest), 휘몰아치고 소용돌이치는 눈보라(a swirling whirling snowstorm)까지...
장애물들이 앞을 가로막을 때마다, 그들은 서로서로를 도우며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갑니다. 온갖 종류의 의성어(onomatopoeia), 의태어(mimetic words)가 그들의 고단하지만 굳센 여정을 보여주지요. 하지만, 그들의 이 용기백배한 모습도 오래가지 못합니다. 마침내 곰이 사는 동굴에 살금살금 기어들어간 이 가족은 곰의 번쩍이는 두 눈을 마주친 순간, 모든 용기와 호언장담을 던져버리고 냅따 집으로 내빼고 말거든요. 마치 필름을 거꾸로 돌리는 것처럼 그때까지의 여정을 하나하나 되돌려 집까지 온 이 가족은 문 앞까지 쫓아온 곰을 현관문에서 간신히 막아냅니다. 그리고는 모두들 포근해 보이는 침대로 들어가, 이불 밖으로 눈만 빼꼼히 내보이며 숨어버리죠. 그리곤 다짐합니다.
We are not going on a bear hunt again. 우리는 다신 곰사냥을 나가지 않을 거야!
Michael Rosen이 글을 쓰고, Helen Oxenbury 가 삽화를 그린 "We're Going on a Bear Hunt"는 Kate Greenaway Medal을 비롯한 많은 아동문학상을 수상한 그림책입니다. 2014년에는 출판 25주년 기념으로 1,500명의 아이들과 함께(온라인으로 본 30,000 명도 포함한다면 엄청난 인원이 되지요.) 그림책 함께 읽기를 진행해서 "Largest Reading Lesson" (https://www.youtube.com/watch?v=ggcBm8CX0oM)으로 기네스북에 올라가기도 했고요.
이 책은 반복과 변화라는 두 가지 요소를 아주 영리하게 활용한 그림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아이들은 반복적이고 리듬감 넘치는 글들을 좋아합니다. 이해하기 쉽고, 다음에 어떤 내용이 나올지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이 책에서는 "우리는 곰사냥을 가요."로 시작되는 글이 후렴구처럼 새로운 장면이 시작될 때마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아이들에게 예측가능한 패턴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죠. 매번 색다른, 좀 더 어려운 장애물이 등장하기 때문에 독자의 긴장감도 따라서 올라가면서 변화의 요소를 추가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동굴 속에서 곰을 마주치게 됐을 때, 글은 클라이맥스에 다다르지요. 그 후에는, 재빠른 퇴각을 거쳐 집으로 돌아간 주인공들이 안전하게 이불속에 숨게 될 때에 이르러서야, 이야기의 긴장감은 풀어지고 독자는 안심을 하게 됩니다. 이 만큼 훌륭한 리듬감과 속도의 완급조절은 좀처럼 그림책에서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예요.
또한, 이 책은 모험심이 넘치는 아이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에 움츠려드는 조금은 소심한 아이들에게도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세 좋게 모험을 떠난 형제들(사실, 이 형제들은 삽화가인 Helen Oxenbury의 실제 자녀들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고 하네요.)은 훌륭한 팀워크를 보이며, 길 앞을 가로막는 온갖 장애물을 극복해 나갑니다. 이 모험가들에게 이 책은 장애물을 극복하려면 돌아가지 말고, 직접 뚫고 나가야 한다고 말하죠.
We can't go over it. 우리는 그 위로 넘어갈 수 없어.
We can't go under it. 우리는 그 아래로 지나갈 수도 없지.
We've got to go through it. 우리는 그것을 뚫고 나가야만 해.
반면에, 다소 비현실적이었던 목표- 엄청나게 큰 곰-를 직면하고, 시원하게 포기하고 집으로 도망쳐 오는 그들의 모습은 어찌나 현실적인지요.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아무리 모험심이 넘치는 모험가들도 가끔은 이불속에서 스스로를 폭 보듬어 줄 시간이 필요한 것이니까요.
We're Going on a Bear Hunt 속 문장들을 이용한 영어공부! 1. We're going on a bear hunt. 우리는 곰사냥을 가요. * "be going to V"는 주로 예정된 미래를 나타내며, "~할 예정이다, ~할 것이다." 정도로 해석됩니다. ** 산책, 소풍, 여행, 사냥 등 장소가 아닌 목적인 활동 자체가 "go" 다음에 올 때, 전치사는 "to""가 아니라 "on"이 옵니다. 2. We've got to go through it. 우리는 그것을 통과해 나가야만 해. * "have got to V"는 "have to V"와 같은 뜻의 좀더 구어체적인 표현입니다. 3. We forgot to shut the door. 우리는 문을 닫는 것을 잊었어. * "forget"이라는 동사는 뒤에 "to V"가 오면 "~할 것을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동작) 잊었다" 라는 뜻으로, "V ing(동명사)"가 오면 "~했던 것을 (이미 벌어진 동작) 잊었다"의 뜻으로 해석됩니다. |
작가 웹사이트 https://www.michaelrosen.co.uk/
원어민이 읽어주는 오디오북(노래 형식) https://www.youtube.com/watch?v=riHxoHgphhU
권장연령 4~8세 / Lexile 지수 280L (Grad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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