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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어원 에세이

[어원 에세이] 지혜에 대한 사랑 Philosophy

by Ms. Sue 2024. 4. 3.

어원 에세이는 영어 단어 하나하나에는 아주 작은 이야기가 숨어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말 단어들 중에 많은 단어들이 서로 다른 뜻을 가진 작은 부분으로 나누어질 수 있는 것처럼, 많은 영어 단어들도 각각의 뜻을 가진 여러 개의 부분으로 나눠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작은 의미들을 합치면, 그 단어 전체의 의미에 이를 수 있는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되는 거지요. 제가 앞으로 쓸 모든 어원 에세이는 각각 하나의 단어로부터 시작하겠지만, 그 단어와 같은 어원을 공유하는 단어들을 모아 살펴보면서 의미를 확장시켜 보도록 할 거예요. 영어 단어에 담겨있는 어원의 의미를 새겨보고, 단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 살펴보고 싶은 단어는 제가 아주 좋아하는 단어인 "Philosophy"입니다.  우리 말로는 "밝을 철(), 배울 학(學)"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철학(哲學)"이라는 단어,  "Philosophy"의 유래는 고대 그리스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리스어로 "philos"는 친구 또는 사랑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sophia"는 "wisdom"  즉, 지혜를 의미하지요. 말 그대로, "지혜에 대한 사랑"이라는 의미예요.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철학자였던 소크라테스에 따르면, 철학자는 지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고 지혜를 끝없이 추구하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배운다는 것은 삶을 탐구하는 것이지, 그 대답을 아는 것이 아니라고 했지요. 절대로 제자의 질문에 즉답을 해주지 않은 것으로 유명한 소크라테스다운 이야기입니다. 왠지 철학하면 어려운 단어와 개념의 나열로 머리부터 아팠던 저의 선입견을 단번에 깨 주었던 단어였습니다. 지혜의 완성이 아니고, 지혜를 사랑하고 추구하는 과정이 철학이라면, 우리는 누구나 철학자가 될 수 있는 것이지요. 

 

사랑을 뜻하는 "philos"의 어원을 사용하는 단어들 중에, 또 다른 아름다운 삶의 자세를 뜻하는 단어인  "Philanthropy(박애주의)"와 "Philanthropist(박애주의자)"가 있네요. 사랑을 뜻하는 "philos"에 인간을 뜻하는 "anthrop"를 합쳐서 인간을 사랑하는 상태 또는 인간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만들었습니다.  

 

지혜를 사랑하는 또 하나의 학문인 문헌학, 언어학을 뜻하는 단어인 "Philology"도 "philos"라는 어원을 사용합니다.  사랑을 뜻하는 "philos"에 단어 또는 학문을 뜻하는 "logos"를 합쳐서 "말에 대한 사랑"을 하는 학문을 의미하게 되었고요. 또, "philos"가 조화를 뜻하는 "harmonia"와 합쳐지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단어인, "Philharmonic(교향악단)"이라는 뜻이 됩니다. 그리고, 이 단어에는 "음악을 사랑하는"이라는 다른 뜻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그렇다면, "Philosophy"의 두번째 어원인 지혜를 뜻하는 "sophia"는 어디에 쓰였을까요? 우선 소크라테스와 같은 시대에 유행했던 철학 사조를 뜻하는 "Sophism" 또는 그런 사조를 대표하는 철학가인 "Sophist"라는 단어가 모두 "sophia"라는 어원을 사용합니다. 말하자면, "지혜로운 자"라는 뜻이지요. 현학적인 말로 논쟁에서 이기는 법을 가르치던 학파다운 이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 "sophism"의 악명은 "세련된"이라는 뜻을 가진 "sohisticated"라는 단어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 단어의 어원인 "sophistikos"는 "소피스트처럼 궤변으로 속이다"라는 뜻에서 시작해서 "단순하지 않고, 복잡하다"는 뜻을 거쳐 오늘의 "세련된, 정교한"이란 뜻으로 정착하게 된 것이니까요.

 

끝으로, 조금 재미있는 예를 살펴볼까요? 미국에서 대학교 2학년을 뜻하는 단어인 "Sophomore"라는 단어가 있지요. 이 단어는 특이하게도, 지혜를 뜻하는 "sophia"와 정반대의 뜻인 멍청함을 뜻하는 "moros"가 붙어서 만들어진 단어랍니다. 즉 2학년은 지혜롭지도, 어리석지도 않은 어중간한 상태라는 뜻일 거예요. 

 

그럼, 한바퀴 돌아서 다시 오늘의 단어로 돌아가 봅시다. 지혜를 사랑하고 평생 추구했던 소크라테스처럼 우리 모두 각자의 삶에서 그 의미를 힘껏 탐구하는 "philosopher"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저의 첫 번째 어원에세이의 문을 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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