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잠든 듯한 고요한 겨울밤, 달빛이 비추는 가운데, 잘 시간을 한참 넘긴 한 소녀가 아버지와 함께 길을 나섭니다. 사위가 고요한 듯 싶던 겨울밤이었지만, 귀를 기울이면 많은 것들을 들을 수 있었지요. 멀리서 지나가는 기차의 길고 낮은 기적 소리, 농장의 개들이 그 소리에 맞춰 따라짖는 소리... 하지만, 그들이 숲에 다가서자 모든 소리는 사라지고, 사방은 꿈처럼 고요했습니다.
소녀는 아버지와 함께 Owling(부엉이 부르기)을 나선 참이었어요. 이제 들리는 소리는 소녀와 아버지의 발자국 소리 뿐. 아버지의 발길을 좇으며, 소녀는 추위와 어둠, 두려움과, 어쩌면 부엉이를 보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실망감에 맞서야 합니다. 오빠들과 아버지가 Owling에 대해 늘상 말해줬던 것들을 맘 속으로 되새기면서요.
If you go owling you have to be quiet.
Owling을 가면, 너는 조용해야만 해.
Sometimes there's an owl, and sometimes there isn't
가끔은 부엉이가 있지만 어떨 때는 없기도 해.
If you go owling you have to be quiet and make your own heat.
Owling을 가면, 너는 조용히 해야 하고 또 스스로 온기를 만들어야 해.
When you go owling you have to be brave.
Owling을 가면, 너는 용감해져야만 해.
숲의 한복판까지 나아간 아버지는 부엉이의 울음을 흉내내어 부엉이를 불러냅니다. 반복되는 부름에 어디선가 대답하는 부엉이... 오랜 기다림 끝에 이 장엄하고 아름다운 새와 소녀는 서로의 시선을 붙들고 1분, 2분, 어쩌면 백분의 시간을 마주합니다. 새가 거대한 날개를 펼쳐 소리도 없이 날아오를 때까지....
1988년 칼데콧 메달을 수상하고, 많은 추천 도서 리스트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Owl Moon은 Jane Yolen의 담백하지만 서정적인 시에, John Schoenherr의 시리게 아름다운 수채화가 만나 어둡고 추운 겨울 밤의 풍경을, 고요하고 평화로운 한편의 수묵화 같은 느낌으로 완성합니다. 아이들보다 오히려 그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어른의 감성을 두드리는 이 책은 그 만큼이나 유치하지 않고, 성숙한 방식으로 자연과 인간의 조우를 그려내지요.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공포 중의 하나는 어둠에 대한 공포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야생동물들은 어둠 속에서 포식자를 피하고, 먹이를 찾고, 생존을 이어갑니다. 문명의 힘으로 밤을 지워버린 우리 인간들은 빛이 어둠을 먹어가는 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자연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이 책에서 작가가 Owling을 떠난 소녀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자연으로부터 점점 스스로를 분리시키고 있는 우리들에 대한 경고일 수도 있을까요?
책속의 소녀는 익숙한 빛과 따뜻함의 공간을 벗어나, 춥고 어두운 자연 속으로 씩씩하게 발을 내디딥니다. 그런 그녀의 발걸음에 망설임을 덜어준 것은 그저 작은 희망과, 함께 하는 가족에 대한 믿음, 그리고 자연에 대한 사랑입니다. 많은 현대인들이 밤과 어둠 속에서 외로움과 슬픔, 문명으로부터의 분리를 느낀다면, 이 소녀는 밤 속에서 스스로 만들어 내는 온기와 희망의 힘, 그리고 용기가 가져오는 자연과의 기막힌 만남을 경험합니다.
이 책을 읽다가 문득, 캠핑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요즘 우리의 자연 속으로의 여행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배경이 자연일 뿐, 사실 우리는 그저 야외로 우리의 집과, 생활습관을 고스란히 옮겨놓고 있더군요. 우리는 문명이 주는 모든 편안함은 포기하지 않은 채, 자연의 아름다움만을 취하고 싶어하지요.
하지만, 이 책은 인간이 자연의 일부로서, 그 속에 조용히 스며드는 과정을 그립니다. 어떤 말도, 어떤 요구도 없이, 오직 희망만을 품고 그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 자연은 슬쩍 보여주는 것이겠죠. 자신의 아름다움의 일부를... 마치 부엉이 달 아래에서 고요히 날아가는 그런 희망처럼요.
The kind of hope that flies on silent wings under a shining Owl Moon.
Owl Moon 속의 문장을 통한 영어 공부! 1. I had to run after him every now and then to keep up, and my short, round shadow bumped after me. 뒤쳐지지 않으려고, 나는 가끔 아버지의 뒤를 따라 뛰어야만 했고, 내 짧고 동그란 그림자는 나한테 부딪혔어요. *"had to V"는 "~해야만 했다"로 "every now and then"은 "가끔, 때때로"로 해석됩니다. ** "to keep up"은 부정사의 부사적 용법 목적으로 "~하기 위해, ~하도록"으로 해석됩니다. 2. I could feel the cold, as if someone's icy hand was palm-down on my back. 나는 누군가의 얼음같은 손이 손바닥을 내 등에 얹은 것처럼 추위를 느낄 수 있었어요. * "as if 주어 + 과거동사"는 "마치 ~한 것처럼"으로 해석되며, 그 시점의 사실의 반대를 가정합니다. 3. Then he called back just as if he and the owl were talking about supper. 그리고, 그는 대답했어요. 마치 그와 부엉이가 저녁식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요. |
작가 웹사이트 https://www.janeyolen.com/
원어민이 읽어주는 오디오북 https://www.youtube.com/watch?v=fqmyxcsgBOk
권장 연령 6~10 세 / Lexile 지수 550L (Grad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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